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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히든헌터-Episode1. '헌터종말의 시대'
이름:


등록일: 2020-07-01 00:46 (183.102.147..***)
조회수: 1103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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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터종말의 시대

[지구 상의 모든 헌터들이 죽었다.]

20년 전 북극해에서 발생한 대형 게이트 사건이후로...

지능형 몬스터 카르그의 출현으로 모든 헌터들은 패배했다.

그렇게 몬스터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지구에 살아남은 인간의 숫자는 불과 1/10 남짓, 그들은 모두 몬스터의 지배를 받으며 1차 생산자 또는 노예로 살아간다.

.
.
.

내가 살고있는 이 곳은 남산섬.

오늘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나의 오른쪽 팔목에는 뺄 수 없는 팔찌가 하나 채워져 있다.

이름하여 [소멸의 팔찌]

푸른빛이 도는 특수 금속재질이다.

팔찌지만 마치 큰 반지처럼 생겼다. 어린 시절부터 끼워져 있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 몸이 성장해서 이제는 빼고 싶어도 뺄 수가 없다.

이 팔찌의 기능은 바로 일반인이 헌터로 각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20년 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은 나에게 어떠한 일이 있어도 헌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그렇게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 팔지를 빼지 말라고 하셨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아버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 몬스터들이 이 세상을 지배한 후로 [헌터말살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내가 헌터로 각성 되는 순간 그 즉시 몬스터들의 표적이 되어 처참한 죽음을 맞이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집안은 대대로 강력한 헌터 집안이어서 나는 몬스터들이 주시하고 있는 주요 대상임이 분명하였다.

아버지는 몬스터들이 지배한 이 세상에서 복종하며 수긍하고 사는 것만이 어머니와 나, 전 일류가 생존할 길이라고 하셨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헌터중에서도 최강자인 S급 헌터였다. 그 누구보다 강력하고 용맹한 전사였다.

그런데 이러한 아버지조차 무슨 이유인지 몬스터에게 저항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도 공포에 떨고 있었던 아버지의 눈동자를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정말일까…?

몬스터에게 수긍하고 살아가는 것만이 인류의 해답일까…?

나는 매일같이 비통한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지금처럼 새로운 아침이 찾아와 잠에서 깨어 날 때면 더욱 그러했다.

이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비비며 내 방의 창문을 열었다.

먹구름이 가득한 흐린 날씨이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아 보인다.

앞의 산 중턱에는 사람들이 힘들게 노역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 저곳 토굴을 파놓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자원을 채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채취한 자원들은 일정한 날이 되면 모두 몬스터들에게 고스란히 상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은 죽음뿐이다.

이것이 인류가 몬스터로부터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 시발…

나는 화병이 돋아 미칠 것만 같았다.

손목의 팔찌에 무수한 기스 자국들이 보인다. 이 자국들은 내가 이 팔찌를 끊어 버릴려고 도끼와 칼등으로 수없이 찍어 댄 자국들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 특수한 금속으로 되어있기에 이것을 만든 장인만이 유일하게 이 팔지를 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마력의 팔찌를 만든 자 역시 각성된 헌터이다. 이미 몬스터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유언을 어길 수 없어 계속해서 팔찌를 낀 채 어느새 성장해 버린 내 모습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눈가에 서러운 눈물이 맺힌다.


“똑, 똑”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곧 문이 열리며 어머니가 들어온다.

“태후야, 일어났어?”

“네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서두르자.”

나는 대답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니가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간다.

오늘이 무슨 날 인지는 당연히 잘 알고 있다.

한 달 중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 바로 몬스터들에게 토굴에서 채취한 자원을 상납하는 그날이다.

잠시 후면 몬스터들을 태운 배가 이곳 작은 섬에 도착할 것이다.

나는 미칠 듯이 싫었지만, 옷을 차려입었다. 그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본 후 침대 매트리스를 살짝 들어 올려 숨겨둔 것을 꺼낸다.


그것은 단검

아버지가 나에게 잘 간직하라며 유일하게 남기고 간 헌터의 무기이다.

이러한 헌터들의 무기는 기본적으로 마력이 깃들어져 있지만, 아직 각성되지 않은 나에게는 그 마력을 사용할 수가 없어 그냥 일반적인 칼이나 다름이 없다.

나는 품 안쪽에 슬며시 단검을 숨겼다.


몬스터 새끼들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면 내가 이 칼로 죽여버리겠어…

사실 아무리 저급 몬스터라도 일반인에 비하면 그 공격력은 월등히 강하다.

E급 몬스터 하나가 성인 남자 십여 명 정도 거뜬히 아작을 만들어 놓을 지경이니까, 하지만 분노로 가득 찬 나에게 그런 것쯤 아무래도 좋다. 오히려 저항 못 하고 있는 것이 더 바보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선착장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100여 명쯤 되는 남산 섬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 옆으로 한 달 동안 피 땀 흘려 채취한 마석들과 보석 등의 자원이 쌓여있다.

모두가 조용히 몬스터의 배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 너머 뒤쪽으로 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인다.

지금의 바다는 예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그런 모습이 아니다.

저 멀리 폐허가 된 롯데월드타워가 윗부분만 노출된 채 아래는 모두 바닷물에 잠겨있다. 군데군데 마찬가지로 고층 빌딩의 윗부분만 보인다.

20년 전 북극해에서 거대 게이트가 열렸을 때 인근 그린란드 대륙에서 몬스터와 헌터간 최후의 전투가 있었다. 그때 발생한 강력한 에너지파로 북극의 빙하 대부분이 녹게 되었다.

지구 전체의 해수면이 높아져 버린 것이다. 이렇게 지구에는 내가 살고있는 이 이 남산섬 같은 곳들이 수천 개 존재하게 되었고 거기에 인간들이 모여 살고 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서울의 남산 윗부분, 내 뒤로는 반쯤 부러진 남산타워가 서 있다.


“아~~~오오오!”

저 멀리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곧 물안개 사이에서 중세의 낡은 큰 배가 음산한 기운을 뛰며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쾌쾌한 짐승의 비린내가 거친 바람을 타고 날아 들어온다. 형태로 보아 이 배도 당시 게이트에서 함께 등장 한 것이 분명하다.

나는 멈추어 서서 배를 주시하였다.

저것은 평소 때 처럼 늑대인간이 타고 있는 배다. 늑대인간은 E급의 최하등급 몬스터로 상위등급 몬스터들의 심부름꾼이다. 오늘처럼 인간들이 채취한 자원들을 수거하러 오는 일을 맞아서 한다.  

배가 선착장 앞까지 완전히 다가와 멈추었다.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끓고는 엎드린 자세를 취한다.

나는 무릎을 끓지 않았다. 그러자 엄마가 뒤에서 야단을 친다.

“태후야 뭐 하는 짓이야! 어서 무릎 꿇어”

내가 끝까지 버티고 있자 엄마가 나에게 다가와 사색이 된 표정으로 매달리며 강제로 무릎을 꿇게 한다. 나는 엄마 옆에서 못 이긴 척 슬며시 무릎을 꿇었다.

배가 도착하더니 큰 사다리가 나와 육지와 연결되었다.

곧이어 배 위의 모든 늑대인간이 육지로 내려왔다. 수십 마리쯤 되어 보인다. 사람들이 채취한 자원을 나르기 위해 그쪽으로 다가간다.

나는 슬며시 위를 바라보았다.

뱃머리 쪽에 대장으로 보이는 붉은눈의 오크족 하나가 우두커니 서 있다. 붉은눈의 오크족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몬스터중 하나이다.

평소 때 같으면 늑대인간들만 와서 채취한 자원을 가져가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함께 왔다. 이는 분명 인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슨 일이지…?

나는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붉은 눈의 오크 족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들어낸 채 코를 킁킁거리며 채취한 자원들을 내려다보더니 거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오늘은 어째서 자원을 저번 달의 반밖에 채굴하지 못하였느냐?”

주위가 침묵으로 가득했다. 곧 어르신 한 명이 일어나더니 대답을 한다.

“오 우리의 몬스터님이시여 여기저기 발굴된 이 수많은 토굴을 보십시오.”

붉은눈의 오크족이 주변의 토굴들을 살펴본다.

“이미 이 남산섬에 있는 자원들은 파낼 때로 다 파내어 모두 고갈이 된 상태입니다. 한 달 내내 계속해서 발굴을 시도했지만, 더 이상의 자원이 나오지 않습니다.”

“뭐야! 그걸 지금 나한테 변명이라고 하는 거냐?”

붉은눈의 오크족은 답답한 듯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쿵쿵" 두드리며 흥분을 한다. 사람들은 겁을 잔뜩 먹고 고개를 더욱 땅바닥을 붙인다.


시발, 어쩌라는 거야.
자원이 더 이상 없다는데, 무슨 수로…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더욱 열이 받았다.

붉은 눈의 오크족은 흥분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꺼낸다.

“그 말은 더 이상 이 남산섬에는 자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군!”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 섬의 존재가치는 더 이상 없다! 이제부터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이 배에 태워 끌고 가서 노예로 쓸 것이다!”

“어…. 뭐라….”

붉은눈의 오크족이 한 말에 사람들이 잔뜩 겁을 먹으며 수군덕거린다. 몬스터에게 노예로 끌려 간다는 것은 극도로 추운 그린란드에 대륙에서 처참하게 일만 하다가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남산섬에서의 수년간은 채굴활동이 끝난 후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고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생활을 해왔었다. 어르신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 몬스터님이시여 제발 그 명령만은 거두어 주십시오. 수년간 우리들은 이곳 남산섬의 자원을 채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쓸데없는 노인네가 말이 많군. 인간 주제에….”

붉은눈의 오크족은 한 손에 들고 있는 창을 슬그머니 들어 올리더니 곧 노인을 향에 던져 버린다.

“휘리릭~”

“퍽!”

노인의 머리가 그대로 관통해며 뒤에 있는 땅에 창날이 꽂혔다. 피가 하늘로 솟구친다.

“아버지~!”

노인의 딸로 보이는 한 젊은 여자가 급히 달려온다. 땅에서 창을 뽑아내 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노인을 감싸 안으며 한탄스럽게 눈물을 흘린다.

“흑, 흑…. 흑…. 아버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품속에 감춘 단검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나는 우선 마음을 진정 시키기 위해 분통함에 떨리는 눈을 한번 꼭 감았다.  

아,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렇다고 저 수많은 늑대인간들에게 저항했다간 이 자리에서 모두 개죽음을 당할 거야…

그리고 슬며시 눈을 떠 붉은눈의 오크족을 바라보았다.

저 오크족 녀석은 대장이라 분명 늑대인간보다 더 상위등급 몬스터 일 것이야, 더욱 막강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겠지…. 아 절망적이군.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보았다. 사람들이 희망을 잃고 완전히 사색 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채집한 자원 주위의 늑대인간들을 한번 바라본 후 다시 붉은눈의 오크족이 있는 뱃 머리 부분을 바라보았다.


그래, 어쩌면 이 방법이 통할지도…

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붉은눈의 오크족을 주시했다.

“저기 몬스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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