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딩때 쓴 소설 리메이크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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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사막의 미스터리와 고대 이집트 유적
끝도 없이 펼쳐진 사하라 사막.
태양은 한낮의 열기를 강렬하게 내리쬐고, 모래 바람이 사방에서 몰아쳤다.
레이와 레任은 고요한 사막을 묵묵히 걸어가며 느린 발걸음을 내디뎠다.
끝없는 모래 언덕을 넘으며, 이 무한한 고요 속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긴 진짜 뭐가 없어. 사막은 사막인데 너무 조용하잖아.”
레任이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레이는 그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사하라 사막이니까 그렇지. 그래도 이렇게 고요한 건 뭔가 터질 때가 된 거 같은데…”
그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갑자기 땅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모래가 사방으로 흩날리며 거대한 구멍이 그들의 발밑에 나타났다.
“젠장, 이건 또 뭐야!”
레이가 중심을 잃고 외쳤다.
“이런 건 상상도 못 했다고!”
레任 역시 필사적으로 몸을 버텨보려 했지만, 둘 다 결국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두 사람은 거대한 구멍 속으로 떨어지며 이리저리 휘청거렸다.
혼란에 빠진 그들의 눈앞에, 순식간에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그들이 떨어진 곳은 고대 이집트 유적지였다.
폐허가 된 피라미드와 무너진 석상들, 고대의 흔적들이 온통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오래된 히에로글리프가 새겨진 벽들이 그들에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여긴 또 뭐야? 우리가 무슨 고대 이집트 유적에라도 떨어진 건가?”
레任이 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봤다.
레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곳을 살피며 대답했다.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곳엔 뭔가 있다.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
그때, 갑작스레 찬바람이 불어왔다.
서서히 안개가 피어오르더니 하얀 형체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 형체는 빛을 희미하게 내뿜으며, 하늘을 부유하는 유령이었다.
레이와 레任은 갑작스러운 유령의 등장에 순간 경계를 풀지 않고 주시했다.
레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거 유령인가? 설마 이게 고대 이집트를 지키는 수호자 같은 건가?”
하지만 레任은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만, 나 저번 화에서 불타서 죽었잖아? 그런데 왜 여기 살아 있는 거지?”
레이는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그건 생각하지 마. 그냥 받아들이는 게 좋아. 이 세상은 그런 거야.”
레任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참 이상한 세상이네… 뭐,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유령은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갑작스러운 소리를 내뱉었다.
“우어어어어어어어우우어우웡!ㅋㅋ굳ㅋ아오왕ㅋㅋ굿ㅋ”
레이와 레任은 동시에 멍한 표정으로 그 유령을 바라봤다.
레이가 말없이 주머니에서 횃불을 꺼내들었다.
“이건 한 번 해봐야겠군.”
레이는 횃불에 불을 붙이고 유령에게 다가갔다.
"이봐, 유령. 한 번 이거 당해봐라."
레이는 횃불을 유령에게 던졌고, 불이 유령의 몸에 닿자마자 유령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앗 뜨거~~ 우앜 앙카앜아아ㅏ앙캉캉카우왕ㅋ굳ㅋ"
유령은 몸부림치며 뜨겁게 타올랐다.
레任은 그 모습을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게 진짜 유령 맞아? 불에 타는 유령은 처음 본다고…”
그러나 유령은 불에 타는 동안에도 갑자기 차분하게 말했다.
"헬로우! 마이 네임 이즈 라 데르쿤. 아임 프롬 이집트."
레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방금 전에 너 한국어로 뭐라고 떠들었잖아. 그건 대체 뭐였어?"
유령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소 지었다.
"어머, 그랬나요? 죄송해요 ㅠㅠ."
레이는 더 이상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짜, 이게 뭐야… 이런 상황에 처할 줄은 몰랐네."
그들은 불타고 있는 유령을 바라보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라 데르쿤은 불타는 와중에도 특유의 침착함을 유지하며 사라졌다.
아마존의 질긴 고기와 조용한 비월
깊고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아마존 밀림,
나무들이 하늘을 가득 덮어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그곳에서 지노, 우리, 비월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아나콘다 고기가 불 위에서 천천히 익고 있었다.
고기의 기름이 불에 타며 퍼지는 냄새가 어딘가 매캐했다.
하지만 아무도 고기의 냄새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씹고 있던 아나콘다 고기를 던지듯 입에서 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진짜 질기다. 아나콘다 고기가 이렇게 맛없을 줄이야…
이런 거 씹느니 차라리 바위나 씹는 게 더 나을 걸.”
지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나도 몇 번이고 씹어봤지만 도저히 삼킬 수가 없네.
이 고기라면 차라리 1시간 넘게 씹어야 할 것 같아.”
비월은 그저 조용히 그들 옆에 앉아 있었다.
그는 말없이 고기를 입에 물고 천천히 씹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아나콘다 고기를 씹느라 불평하는 동안 비월은 고기를 무심하게 씹고 있었지만,
그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의 존재는 희미했다.
우리(가우리)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비월을 쳐다보며 물었다.
“비월, 넌 여전히 조용하네.
고기 맛이 너무 별로라 말할 기운조차 없는 거야?
아니면 그냥 우리랑 같이 있는 거 맞긴 한 거야?”
비월은 어깨를 으쓱하며 조용히 말했다.
"난 여기 있어. 그저 너무 존재감이 없는 것뿐이지."
우리와 지노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고기를 씹었다.
비월이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그가 곁에 있던 사실을 잠시 잊은 것처럼 행동했다.
다시 한번 침묵이 이어졌고, 그들은 각자 아나콘다 고기를 씹으며 그 질긴 고기를 어떻게든 삼키려 애썼다.
그 순간, 우리는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잠깐만, 이거 우리가 왜 먹고 있는 거야?
여기서 아나콘다 고기 말고는 먹을 게 없는 거야?
우리가 정글 한가운데로 들어와서 얻은 게 고작 이딴 고기냐고?”
지노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글쎄, 우리도 처음엔 기대를 좀 했지.
아나콘다 고기니까 뭔가 야성적이고 특별할 줄 알았잖아?
근데 이게 그냥 먹기 힘든 고기일 줄이야….”
우리(가우리)는 씹던 고기를 한 손에 쥐고 불 위로 던져버렸다.
“하, 차라리 불 속에서 더 익어야 제대로 먹히는 거 아니야? 이거 너무 질겨!”
고기는 불 속에서 타오르며 시커멓게 변해갔다.
지노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이렇게 질기고 맛없는 걸 계속 씹고 있었다는 게 참…”
그러나 비월은 여전히 고기를 씹고 있었다.
그는 불타는 고기를 보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자기 고기만을 씹고 있었다.
마치 주변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듯,
그저 자신의 리듬에 맞춰 느릿하게 고기를 씹는 그의 모습에 우리와 지노는 어리둥절해졌다.
우리(가우리)는 비월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
“비월, 넌 왜 계속 그 고기를 씹고 있어? 그게 아직도 맛있어 보이는 거야?”
비월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음, 그저... 뭐, 내 존재감이 없는 것만큼 고기의 맛도 별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서."
우리와 지노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하니 그를 쳐다봤다.
그러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게 무슨 말이야? 고기랑 네 존재감이랑 같은 선상에 놓일 줄이야.”
그러나 비월은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고기를 씹으며 대답했다.
“아니, 정말로. 내가 아무리 이 고기를 씹어도,
그 맛이 나지 않는 게... 뭔가 내 존재감처럼 희미해지는 느낌이야.
그러니까 계속 씹고 있을 수밖에 없지.”
우리와 지노는 다시 한 번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야, 이 고기가 네 존재감이랑 같은 느낌을 준다고? 그건 진짜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비월은 어깨를 으쓱하며 그저 고기를 계속 씹었다.
그는 아나콘다 고기를 우습게 여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끝까지 먹어야겠다는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가우리)는 다시 한번 비월을 보며 말했다.
"너 진짜 대단하다, 비월. 이딴 고기 맛도 없다고 계속 씹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 거야.
혹시 우리가 존재감 얘기 안 해줬으면, 네가 먹고 있는지도 몰랐을 거야!"
비월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존재감이 없는 게 나쁘지만은 않은 거지.”
지노는 피식 웃으며 비월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존재감 없는 사람도 고기 하나는 확실히 끝내는군.
그나저나 우리, 다음엔 좀 더 나은 음식 찾아보자.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우리(가우리)는 그제야 지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아나콘다 고기나 씹고 있을 게 아니라 더 나은 목표를 찾아야지.
어쩌면 여기가 끝이 아닐 수도 있잖아? 우리에게 또 다른 임무가 있을 거라고.”
그러면서 그들은 천천히 불을 껐다.
비월은 마지막 남은 고기를 조용히 씹으며, 그들을 따라 정글을 떠날 준비를 했다.
비월의 마지막 한 입
그들이 출발하기 직전, 비월은 마침내 마지막 고기의 한 점을 입안에서 굴리며 씹었다.
그의 표정은 변함없이 무덤덤했지만, 고기를 다 먹은 뒤에야 조용히 한 마디를 던졌다.
“그래도, 이 고기... 나쁘진 않네.”
우리와 지노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뒤돌아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비월, 너 정말 대단하다. 우리 평생 이 질긴 고기 얘기로 널 기억할 것 같아.”
그들은 그렇게 웃음 속에서 아마존을 떠나, 새로운 모험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의 연구실…
연구실의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박박사와 도박사는 나란히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모니터 속에서는 레이와 레任이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유령과 맞서 싸우는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두 박사의 표정은 이미 권태로 가득 차 있었다.
박박사는 팔짱을 낀 채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이봐, 저놈들 진짜 멋있게 싸우고 있지 않냐?
근데 우리는 뭐하고 있는 거지?
도대체 왜 계속 감시만 해야 하는 거냐고!
우리가 이럴려고 과학자가 된 건 아니잖아.”
도박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도 뭔가 멋있게 나서서 한몫해야 하지 않겠냐?
이런 상황에서는 말이야, 나도 뭔가 액션을 취하고 싶은데..."
박박사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모니터를 바라봤다.
"저기 봐, 레이! 저 녀석이 지금 또 필살기 쏘려는 거 아냐?
하이퍼울트라 솔라빔 같은 거 말이야.
근데 우리가 이걸 보면서 응원이나 하고 있다니, 이게 뭐냐고."
도박사는 박박사의 말에 맞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런 얘기가 있어. 영웅들은 항상 현장에서 멋있게 싸우는데,
그 뒤에 있는 과학자들은 그저 감시하고 있는 거지.
우린 그냥 영화 속 구경꾼이냐고."
박박사는 화가 치밀어 오른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작가! 듣고 있지? 왜 우리한테는 제대로 된 액션 한 번 없냐고!
왜 우리만 여기 갇혀서 지켜보기만 해야 하냐고!"
그러나 연구실은 조용했다.
컴퓨터의 냉각 팬 소리만이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었다.
작가의 존재는 마치 공허한 우주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박박사는 한 번 더 소리쳤다.
“야, 작가! 우리가 여태까지 이 이야기 속에서 뭘 했냐?
도대체 언제쯤이면 우리도 멋지게 나설 수 있냐고!
레이만 멋있고, 우리는 왜 이렇게 초라해야 하냐?”
도박사는 박박사의 다급한 외침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하하, 박박사, 그거 알아? 작가는 우리가 뭘 말하든 전혀 신경 안 쓴다는 거."
박박사는 도박사의 말을 듣고 실망한 듯 고개를 떨궜다.
"이게 도대체 뭐야… 정말 우린 그냥 배경인가?
난 이런 거 하고 싶지 않았다고."
도박사는 박박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
"이봐, 박박사. 그래도 우리가 여기서 저들을 지켜보면서 뭔가 감시하고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중요한 역할일 수도 있잖아?"
박박사는 도박사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중요한 역할? 감시가 중요한 역할이라고?"
"응, 생각해봐. 만약 우리가 모니터를 보지 않고 그냥 있었다면,
레이와 레任이 위험에 빠졌을 때 누가 그걸 바로 알 수 있었겠어?
우리는 그들의 후방 지원이야!"
도박사는 자신도 모르게 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박박사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후방 지원? 이봐, 도박사. 네가 무슨 말을 하든, 우린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것뿐이잖아.
그걸 후방 지원이라 불러?"
"그래도 무시당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냐?"
도박사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리고 사실 우린 작가한테 불평을 해봤자 소용없어.
이미 알잖아. 이 세계에선 작가가 왕이야."
그 말에 박박사는 고개를 숙이며 시무룩하게 앉았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는 그저 여기서 연구실 지키며 지켜보기나 하는 신세라니.
참 어이없어. 내가 이 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다 과학적인 연구와 실험인데,
전투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아."
그때, 모니터 속 레이가 갑자기 화면 가득 찼다.
레이가 하이퍼울트라 솔라빔을 준비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박박사와 도박사는 동시에 눈을 크게 떴다.
"오, 오! 저거 봐! 레이가 또 필살기를 쓰려 한다!"
박박사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도박사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하이퍼울트라 솔라빔이 나가면 그건 진짜 강력하지!
저거 한 방이면 적들은 모래처럼 사라져 버릴 거라고!"
박박사는 손을 꼭 쥐며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래, 이게 바로 우리가 기대했던 순간이야! 필살기! 필살기!"
하지만 그 순간, 레이는 필살기를 사용하지 않고 무심하게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먹었다.
박박사와 도박사는 그 광경을 보며 일순간 멍해졌다.
“뭐야... 필살기 쓰는 줄 알았더니 사탕 먹고 있었어?”
박박사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에이, 설마… 이건 우리 너무 기대했잖아?”
도박사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둘은 실망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모니터 속 레이는 여전히 사탕을 입에 넣고 여유롭게 행동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박박사와 도박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우리가 저걸 보고 긴장했다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네!”
박박사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도박사도 같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이러다 이모티콘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
‘과학자들: 긴장한 척하다가 결국 사탕 씹는 걸 보고 웃음 터지는 중’이라든가?”
박박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언젠가 우리도 저들처럼 멋있게 싸우는 날이 올 거야.
그때까진 감시나 잘해야지 뭐."
그러면서도 두 박사는 여전히 작가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다.
그들은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언젠가… 언젠가 우리가 제대로 활약하는 순간이 올 거야. 그때까지는 버텨야지."
그러나 연구실의 공기는 여전히 차가웠고,
작가는 그들의 말을 무시한 채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다시 사하라 사막…
레이와 레任은 여전히 유령 라 데르쿤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늘을 떠다니는 유령은 하얀 빛을 내뿜으며 그들 앞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어딘가 좀 어설퍼 보였고,
마치 장난치는 꼬마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레任이 갑자기 레이를 쳐다보며 속삭였다.
"레이, 저 유령… 뭔가 이상하지 않아?
왠지 신비로운 느낌이 아니라, 웃겨 보이기도 하는데?"
레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유령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뭔가 쎄한데?
뭔가 진짜 유령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냥 치고 나가면 되는 거 아냐?"
레任은 미소를 짓고는 횃불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이렇게 타고 있는 유령이라… 뭔가 느낌이 사기 치는 것 같지 않냐?"
하지만 그때, 유령 라 데르쿤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엉커크ㅋ웅ㅋ아앜ㅋ굳ㅋ앙카앜ㅋㅋ."
그 소리를 들은 레이와 레任은 동시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가 차분하게 말했다.
"저게 진짜 유령이 맞긴 한 거냐?"
유령은 여전히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팔을 쳐들고 뜨거운 듯 비명을 질렀다.
"앗 뜨거~~ 우앜 앙카앜아앙캉캉!"
이 광경을 본 레任은 그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말했다.
"야, 이건 진짜 너무 이상하다. 유령이 불에 탄다는 게 말이 돼?"
하지만 유령 라 데르쿤은 마치 불을 맞은 햄스터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갑자기 하늘을 향해 몸을 솟구치더니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불에 그을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는 그 상태로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뚱하게 두 사람을 쳐다봤다.
레이는 그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뭐야, 불에 타도 멀쩡하네."
그러자 유령은 그 말을 듣자마자 씩 웃으며 되돌아왔다.
"하하! 나 유령이니까 말이야, 불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하지만 레이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근데 방금 넌 분명히 뜨겁다고 외치지 않았어?"
라 데르쿤은 당황한 듯 눈을 굴리며 말했다.
"어... 그게 말이지, 그냥 습관이랄까?
뭐, 사람들 앞에서 너무 태연한 모습 보이면 무서울 수 있잖아?
난 그래도 좀 친근한 유령이 되고 싶어서 말이야, 하하…"
레任은 그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유령인데 친근하게 보이고 싶다고?"
유령은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지! 난 고대 이집트의 수호자니까 사람들이 날 보면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려는 거야.
그러니까, 이 모습이 딱이잖아?"
레이는 그 말을 듣고는 고개를 저었다.
"친근하긴 너무 어색해.
그리고 뭐가 됐든, 넌 지금 우리가 이 유적에서 뭘 찾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거냐?"
유령 라 데르쿤은 그 말을 듣고 한참을 고민하더니,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음,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여기 떠다니고 있었는데, 네가 날 불에 태웠잖아?
그래서 좀 당황스러웠어."
레任은 그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넌 이 유적의 수호자면서도 우리가 뭘 찾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라 데르쿤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난 그냥 여기에 머무는 게 임무거든."
레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건가…"
그 순간, 라 데르쿤은 갑자기 분위기를 바꾸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
이곳에는 오래된 비밀이 잠들어 있어.
너희가 그걸 깨우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레이와 레任은 그 말에 다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레이는 진지하게 물었다.
"비밀이 잠들어 있다고? 그게 뭔데?"
라 데르쿤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들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갑자기 깊어지며 알 수 없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 유적에는 이집트의 고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강력한 존재가 잠들어 있어.
그 존재가 깨어난다면…"
그 순간, 레任이 손을 휙 저으며 말을 끊었다.
"에이, 그런 거 다 아는 클리셰야.
깨어나는 악당, 고대의 비밀, 세상을 위협하는 무언가…
우리가 그런 걸 얼마나 많이 겪었는데.
그냥 빨리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줘."
라 데르쿤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멈췄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을 들며 유적 깊숙한 곳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면 네가 찾고 있는 게 있을 거야.
근데 말이야, 진짜 조심해야 해.
이건 내가 경고하는 거라고!"
레이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뭐 그런 거겠지. 경고 고맙다."
라고 말한 뒤 레任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라 데르쿤은 그들을 뒤에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에휴, 진짜 이런 녀석들 처음 보네.
경고를 그냥 농담으로 듣다니…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라 데르쿤은 홀로 남아 슬쩍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레이와 레任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채 유적의 깊은 통로로 들어섰다.
사방은 어둡고 음산한 공기가 그들을 감쌌다.
하지만 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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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와 새내기에겐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고수에겐 아낌없는 칭찬과 찬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