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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환생R-5
이름: * http://가자 방콕으로


등록일: 2014-02-02 23:23 (123.199.24..***)
조회수: 1279 / 추천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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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건지 살아지는게 나인지

==

 

"왜 그래,그 머리로 내가 온 것도 눈치 못 챈 거야?아아...그렇지,독을 삼켰다며?그 잘난 머리에 흠이라도 간 건가?정말 그렇다면 무척 아쉽겠군.하,나한텐 그 이상의 선물이 없겠지만 말이야."

 

낯선 이에게서 익숙한 느낌이 든 것도 당황스러운데 이유모를 적의까지 받게 된 나는 잠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머뭇거렸다.그런 나의 상태를 눈치챈 건지 고맙게도 키스가 앞으로 나서곤 말했다.

 

"지금 이시리온 오빠는 말한 대로 기억에 장애를 겪고 있어.오빠와 싸우려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오늘같이 오빠가 힘든 날엔 돌아가줬으면 해."

 

오,꽤나 말 잘하는데? 일단 나의 '기억'에는 5년짜리 기초교육과정을 2년 만에 떼고 올해에 황립학원에 입학한다고 하니 무척 똘똘하긴 한 거 같다....뭐?2년?맙소사...나는 도저히 범접하지 못할 경지네.그 사이 '기억'을 더듬다가 작은 멘붕에 빠져버린 나에게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초점을 고정했다.

 

"호?기억상실이라고?무척 흥미를 돋우는 말이로군."
"잠깐,오늘은 돌아가달라고 내가 말을....!"

 

더 이상의 접근을 막으려는 그 소리에 소년이 찌를 듯한 눈빛로 키스를 돌아보았다.그 눈빛은 너무나 명백한 적의로 가득차 있어 그 눈빛을 직접 받지도 않은 나까지 움찔하게 만들었다.잠깐 키스를 그렇게 노려보고 있던 소년은 이내 입을 열었다.

 

"닥쳐,키세레스.이놈이 아프든 말든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그동안 남을 깔보며 자란 주제에 이제 자신의 몸이 약하다는 핑계로 사람을 피하려고 해?양심에 부끄럽지도 않나,참.안 그래 이시리온?"

 

갑자기 나에게 화살이 돌아왔다.내가 더듬거리지도 못하고 어쩔 도리 없이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소년이 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음,위험한데.그 소년은 이제 나와 1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하지만 그것도 성에 차지 않은 듯 좀 더 움직이려는 모습이 보이자 키스가 이제는 당황이 반을 차지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잠깐,이제 됐고 이해되니까 저리 가!"
"입 다물라고 했을 텐데,키세레스!"

 

그도 더 이상의 간섭은 허용치 않으려는 듯 나타난 그 시점에서부터 들고 있던 조약돌을 휙 던졌다.그러자 아무리 작다지만 본능적으로 깜짝 놀라 피한 덕분에 이제 나와 소년 주변에는 사실상 어느 것도 방해가 되는 것이 없었다.

 

'위험해,위험하다고!'

 

이제 내 머릿속에서는 본능이라는 이름의 안전장치가 나에게 맹렬히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어쩌랴?이제야 깨닫게 됐지만 나는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골골거리며 누워있던 환자라고.내 눈앞이 문득 흐려지려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 짧은 순간 그 소년이 손을 움직이는 거 같은 모습이 보였다.

 

'어,저거 혹시 허리에 있는 목검을 잡아 빼려는 건 아니지?그럴리가,나는 환자라고.음....그런데 저 녀석이 내가 앓아 누운 거에 대해 알고 있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에 내 인식상으로 느리게 진행되던 시간이 불현듯 빨리 흐르며 모든 것이 갑자기 일어났다.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눈이 흐려져 거의 본능적으로 뒤로 기울여진 몸이 비틀린 균형을 참지 못하고 헛발을 딛게 만들어 나를 넘어지기 직전으로 만든 것이나,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나에게 쇄도하는 어느새 뽑힌 검이나,

 

"조셉!"

 

하고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나,그 녀석이 '쳇'하고 검을 멈추고 이젠 완전히 중력에 몸을 맡겨버린 나를 잡아 세워 일으킨 거,그런 여러가지 일들 말이다.
물론 그는 나를 잡은 손을 떼자마자 털며 한마디 쏘아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실망이군,이시리온.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해도 그렇게 꼴사납게 무너지는 모습이라니.그렇게도 내 검이 무서웠나?너같지 않은데."

 

윽-마지막 말이 나를 때렸다.것보다 나는 환자라서 넘어진 거라고!하지만 그 말에 차마 반응할 틈도 없이 그 전에 들린 예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며 가까워지는 듯하더니 주변에 있는 풀숲을 헤치며 여러 명이 나타났다.키스는 어느새 일어나 내 곁에 서 있었다.

 

"어이,조셉.우리 먼저 가려다 참았다.화장실 간다고 흥을 깬 것도 모자라 도대체 몇 십분이나...""

 

어,눈빛이 마주쳤는데.위험한 건 아니지?

 

".....얌마,혹시 네가 잡고 있는 거 4황태자는 아니겠지?"

 

오,내 신분이 황태자씩이나 됐었어? 근데 그럴 리가 없겠지.도대체 그런 판타지소설도 아닌 설정이-

 

"맞는데?"

 

있을 수도 있지.음.내가 어색하게 웃자 주변의 모두가 흠칫했다.딴 건 몰라도 조셉?하여튼 네가 그러면 안 되지!내가 그렇게 겉으로는 웃는 상을 유지하고 속으로는 불평을 털어놓으며 조셉을 씹고 있을 때 조셉이라고 소년을 칭한 이제 청년티가 나타나고 있는 소년(...결국 소년이네)이 말했다.

 

"미쳤냐!지금같이 시기가 이상할 땐 주의해야 할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곤 뭐?맞-는-데?!당장 놔 미친 놈아!이 일이 아버지 귀에라도 들어가면..."
"지금이 어느 땐데?"
"이 놈이 계속 4황자한테 당하더니 드디어 정신이 훼까닥 돌았나!어느 때긴 어느 때야,4황자가 중병으로 집중치료를..."

 

그가 계속 말하다가 후반부에는 소리가 작아지더니 결국 말을 끊었다.그리고 나를 바라보는데 그 눈빛이 마치 '뉘슈?'하는 듯 했다.그건 내가 물어볼 말인데.

 

"뉘슈?"

 

맙소사,이 놈의 세계는 독창성이라곤 하나도 없구나.

 

"그건 내가 물어볼 말인데."

 

그래서 같은 방식으로 응수해주기로 했다.

 

"오,이 싸가지!틀림없는 4황자가 맞긴 하구나!어라?그럼 뭐지?집중치료를 받는다는 게 거짓인가?하지만 재미없는 운이랑 무엇보다 케드얀이 거짓말을 할 리가 없는데...."

 

그가 말을 멈추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영혼이냐?이승에 한을 버리지 못하고 실체화라도 한 거야?"
"실례거든!"

 

웬만하면 참으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해서 소리를 빽 질렀다.근데 묘하게도 왠지 더 안심한 듯한 표정인데.도대체 이놈 얼마나 업보를 쌓아놓은 거지?뭔 짓 한거야?

 

"근데 내 이름을 모른다고?야,조셉.설명해봐라.어떻게 된 거야?"
"나도 몰라."

 

조셉이 자연스럽게 그 패거리에 합류하곤 툭 말했다.

 

"근데 키세레스 말로는 기억을 잃었다는 군.벌을 받은 거야."
"...기억을 잃어?"
"뭐,불만 있습니까?"
"오,역시 4황자가 맞긴 하군."

 

그러니깐 내 말에서 묘하게 설득당한 얼굴을 하지 말란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되니 저쪽패거리가 조셉까지 합쳐서 5명,이쪽은 2명이니 살짝 긴장되기도 한다.끄응....어디 구원자 같은 사람이 짠하고 등장하지 않으려나?

 

"이시리온 님!이런 곳에....음."

 

등장하네.이 세계가 나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능욕하고 있다 젠장!세계따위에 수치심을 느낀 건 처음이다.

 

"이름이 운이었나?흐응,앞으로 주군을 모실 때는 조심해.언제 눈 없는 칼이 당신네 주인을 푹-찌를지 모르니까."
"야 말이 좀 심하잖..."
"하,형은 또 왜?내 말은 그냥 요새 때도 흉흉하니 주위를 경계하란 거였는데.왜,저놈은 전력도 있잖아?"

 

좀 수다스럽긴 해도 나한테 적대감은 없어보이던 (대신에 짜증은 좀 있는 듯)소년이 깜짝 놀란 눈빛으로 조셉을 손으로 툭 치자 그가 아무런 감정없는 표정으로 응수했다.그런데 도대체 왜 저 녀석이 나를 이렇게 싫어하는 거야?슬슬 짜증이 난다고.

 

"그럼,돌아가겠습니다.그쪽도 살펴가시길."
"그쪽은 들여오는 차나 조심하시길."

 

조셉의 가시돋친 말에도 그러거나 말거나 운은 차분한 표정으로 키스와 나를 데려가려 했다.음 낯선 상황에서 이대로 물러가면 다시는 물어보지 못할 배드엔딩의 냄새가 난다-!

 

'웃-!'

 

그때 맑은 숲의 공기를 쐬며 잠시 나아지는 듯했던 머리에서 갑자기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내 머리를 덮쳤다.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당한 일이고 또 큰 고통이라 나는 비명도 못 지르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제,젠장!이럴 때 기억의 융합이 시작되냐!'

 

길을 걷고 있을 때 왠지 기억의 중간중간이 비어져있어 의아하게 생각은 했지만 설마 내가 더 '기억'해야 할 일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그런데 이번에는 막 깨어났을 때 느낀 그 일상적인(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내가 세수하고 밥을 먹고 왠지 모를 검을 휘두르는 등의)일과 달리 특정한 한 인물과 관련된 기억이 자꾸 밀려들고 있었다.그 인물은-

 

'조셉?'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조세피온 썬 드 아르운이란 말이지.
내 갑작스러운 쓰러짐에 놀란 키스와 운이 각자 내 옆으로 붙었다.그런데 이거 이상한 기분인데,분명히 뇌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인데 육체로는 두 명의 감각이 느껴진단 말야.

 

'근데 이건....뭐지?'

 

두 아이가 즐겁게 뛰놀고 있다-그러다 한 녀석이 넘어진다.


-

 

"핫,조셉!느리다,느려!"
"...그렇겠지."

 

엥?평소와 다른 반응에 한 아이가 갸웃거렸다.하지만 자세한 건 무시하는 유아의 나쁜 버릇이 또 도진 듯 그는 계속 웃으며 말했다.

 

"뭐야?왜 이리 진지해?그런다고 느린게 만회되진 않지롱!"
"...그러니깐 말이다"

 

으응??정말 이상한 반응이다 이건.왠지 이상한데-하고 다가가려는 그 순간.

 

"그 거짓뛰놂으로 잘도 남에게 지적질을 해?하,자기는 마법으로 남을 속여가며 하는 주제에.차라리 나는 넘어질망정 너처럼 남을 기만하진 않을 거다!"

 

이거 정말 이상해-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걸음을 멈춘다.그러나 아이가 듣기에도 그의 논리는 매우 이상하다.하지만 아이의 외침은 계속된다.

 

"그 마법으로 우리 어머니가 죽은 것도 뻔히 알고 있으면서 계속 마법을 배우려 해?하,같잖은 자식이 그 실실 웃는 얼굴로 누구를 속이려 들어!당장 사과해!"

 

어-이건...

 

"...하지 않으려하는 군.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아니 난.."
"변명은 필요없어!따라오지마!이제 평생 여기 올 일은 없을 거야.아니!너랑 만날 일도 없을 거다!"

 

그만 둬-하지만 끝끝내 그 말은 아이의 입안에서 맴돌 뿐 나오지 않는다.
마법이..
잘못된 건가?


그 후로 이시리온은(그러니까,나는)계속해서 조셉에게 찾아갔지만 그는 일절 만남을 거부한 채 나를 피해 다녔다.결국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아이의 얼굴에선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지고 항상 비웃음이 감돌기 시작했다.종래에는 자신과 마주친 조셉의 얼굴에-

 

"지금은 느린 게 좀 나아졌나?똑똑하지도 않은 놈이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될 텐데."

 

나는 그 뜻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편리하게 나의 뜻을 생각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순간부터 나와 나의 동생(키세레스)를 따돌리기 시작했다.키스,사랑스러운 나의 동생.하지만 나의 불찰이 너를 일찍 세상에 적응시켜 이렇게 어른스럽게 만들어 버렸구나.책을 많이 읽어 좀 더 머리가 굵어진 시점에는 그때 나에 대한 까닭없는 폭언이 어머니,그러니까 황제의 제2처가 최근 본처를 밀어내고 신임받기 시작한 것에 대한 불안감이 나에게 표출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긴 했다.
하지만 뭐 어때.
이미 지나간 일인 걸.
그리고 마침내,그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인 시점에는-
아마 몸속에서 본능적으로 알고 있지 않았을까?
이 잔은 위험해-
그렇지만..

왜 항상 죽기 직전에는 살아간 일이 스쳐지나갈까?
운-항상 내 옆을 보좌해준 믿음직한 친구.1달 전에 겨우 이름을 묻게 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가게 되다니.세상 일 모를 일이지?
키스-미안한 내 동생.이런 식으로 네게 짐을 떠넘기게 되는 구나.
아버지-어머니-
그리고..


...조셉?

 

 

 

"....조셉."

 

마침내 끝날 것 같지 않던 기억의 융합이 끝났을 때에는 겨우 내가 두 팔을 땅에 딛고 쓰러져 있단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그 극한상황에서도 조셉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이게 급한 일이잖아.

 

"미안해."

 

툭-그 말만 하길 기다렸다는 듯 내 팔이 꺾였다.아 이 날씨에 땅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던데...

 

 

 

======

야 길다

최근에 조아라쪽도 올렸더니 여러모로 자극받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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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ch Line (175.208.81.***)   2014-02-06 20:10:22
조아라에서 글도 쓰냐 너 올 ㅋ 그런 큰 데는 좀 다름?
난 2부 완결 내면 싹 다 최종본으로 편집 작업해서 어디에 그냥 올려볼 생각 하는데
조아라 ㄱㅊ??
공갈대사 (14.48.222.***)   2014-02-03 01:44:07
조셉! 역시 폐인님이여....!
저 탐나는 필력과 퀄리티를 보라!
나는 언제 저것을 뛰어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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